출처: https://robertscribbler.com/2016/07/29/hothouse-2090-category-6-hurricane-a-grey-swansong-for-tampa/

2090년 온실의 지구: 플로리다 탬파를 노리는 그레이 스완 (Grey Swan) 6등급 허리케인

* 그레이 스완 (Grey Swan):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나 마땅한 대책이 없고 상당한 충격을 주는 사건

Robert Scribbler, 2016년 7월 29일

새로운 현실

2090년 9월말 미국 플로리다州 탬파

멕시코 만에서 부는 강풍이 마치 용광로 바람처럼 느껴졌다. 대양 해수면 온도는 37.8℃, 기온은 45℃에 달했고 습도가 높은 가운데, 달걀 썩는듯한 악취가 진동했다. 자연 환경이 치명적으로 변하면서 단지 “불쾌하다”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 상황은 오래 전에 끝났다. 탬파의 도로는 차량으로 넘치지만 보행자나 자전거를 탄 사람이 거의 없다. 오후 4시의 폭염과 높은 습도에 15분만 노출되면 인체가 생리적으로 체온을 냉각시킬 수 없는 상태에 이르러 열사병에 걸린다. 이미 오래전 모든 시민들이 폭염 경보에 익숙해졌고, 건강을 유지하려면 냉방 시설이 있는 실내에 모여 있을 수 밖에 없다. 열기로 탈 것 같은 도로는 상승하는 해수면에 대비해서 여러 번 쌓아 올린 방조제로 높아졌고, 몇몇 사람만이 체온을 식혀주는 최신의 부대용품과 황 오염물질을 여과하는 얇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끝까지 버티면서 다니고 있다. 열을 방출하는 의류 패션이 이미 30년 동안 대 유행하고 있다. 이것이 주기적으로 악취와 함께 검붉게 변하는 멕시코 만의 바닷물에 둘러싸인 거대한 죽음의 지역에서 사람들이 대응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오늘 강력한 대형 폭풍에 떠 밀린 근해의 바닷물이 죽음의 지역 해변으로 밀려오고 밀려가면서 바닷물이 진녹색으로 변했다. 하지만 흡입하면 건강에 해로울 정도의 심한 악취는 여전하다.

지구 평균 온도 변화 (1986~2005 → 2081~2100)
RCP 8.5 온난화 시나리오: 지구는 더욱 더위져서 치명적인 행성으로 변했고, 전례 없이 강한 폭풍이 발생하고 있다. (영상 제공: The European Environmental Agency.)
* RCP 8.5 (현재의 추세대로 탄소를 배출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940ppm이 되는 경우)

끈적거리는 슬러지로 덮인 거대한 노을이 휘돌아 나가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12월부터 2월까지 여행 시즌이 되면 수온이 내려가고 물이 깨끗해져서 안전하게 수영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라디오에서 요란하게 나오는 경고 방송을 들었다면 허황된 생각을 빨리 접어야 한다. 이미 해변의 모래톱을 덮친 녹색 포말이 가득한 데워진 파도가 주변의 섬들과 방파제를 강타하고 있다. 오래 전부터 그린랜드와 남극대륙의 빙하가 녹으면서 90년 동안 해수면이 2.4m 상승했다. 한때 프리미엄이 붙었던 바닷가의 주택들은 이미 오래 전 여행자 숙소나 대양 감시소로 용도가 떨어졌다.

기후 위험 지역에서 휘청거리는 탬파

탬파의 상황은 이미 악화되었지만, 마이애미나 현재 대서양의 바닷물에 침수된 플로리다 남부의 광활한 지역보다는 나은 편이다. 2030년대 플로리다 남부와 해안가에 거주했던 많은 주민들이 북쪽과 내륙으로 대이동을 시작했다. 일부는 탬파에 머물러 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고지대의 토지에 대한 권리를 주장했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가뭄에 찌든 조지아州와 대서양 중부에 인접한, 날로 건조해지는 몇 개 주를 지나 북쪽과 캐나다로 이주했다. 대서양 중부에 인접한 지역에서부터 남쪽과 서쪽의 거대한 지역은 사막으로 변했고, 미시시피 강은 여름 내내 메말랐다가 북극 남쪽에서 허리케인 등급의 강풍을 동반한 거대한 폭풍들이 폭우를 퍼붓는 2월부터 4월까지 엄청난 홍수가 나는 간헐 하천이 되었다. 서부의 상황은 더욱 심각해서 4개 州의 넓은 지역의 기온이 21세기 초 죽음의 계곡 수준으로 상승했다.

쾌적한 장소는 고사하고 안전한 장소를 찾기가 어렵다. 전보다 살기 어려워졌고 사람의 수명이 줄었다. 사람들은 이리저리 이동하고, 식품을 비축하고 있으며, 대부분 호리호리하다. 실내와 지하 농사가 폭팔적으로 증가해서 해당 지역의 인구 수백만 명을 먹이고 있지만, 대양은 죽었고, 농경지는 황폐되었으며, 갈수록 민물이 부족해지면서 세계 여러 지역에서 위기가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말할 것도 없이 세계의 모든 지역에서 인구는 물론 생물의 수가 감소했다. 지구 곳곳에서 발생하는 폭염, 화재, 강력한 폭풍 그리고 부패로 인한 악취는 모두 지난 2세기 동안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인간이 화석연료를 끊임없이 태운 결과이다. 여전히 기능을 하고 있는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탬파도 이러한 고통을 겪고 있다. 그래도 고지대이고, 방파제를 구축했으며, 식량을 생산하고 외부에서 들여오고 있는 탬파는 운이 좋은 지역이다. 물론 화석연료 산업은 폐쇄되었고 재생 에너지 산업은 남았지만 탬파가 계속해서 도시 기능을 유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느 날 남극대륙의 거대한 빙하가 붕괴되면 엄청난 해수면 상승으로 탬파 전체가 바닷물에 잠기고, 도시 전체를 파괴시킬 수 있는 거대한 폭풍이 휩쓸어 탬파를 지구 상에서 사라지게 할 수도 있다. 탬파를 살리기 위한 자원과 노력은 헛된 수고에 불과할 뿐이다. 배는 이미 떠났다. 이제는 상황을 되돌릴 수 없다.

RCP 8.5의 온실 시나리오에서는 2013년 필리핀을 강타해서 1만 2천이 넘는 사망자와 수백만 이재민을 낸 수퍼 태풍 하이얀 (영상)보다 강력한 6등급 허리케인이 발생할 수 있다. (영상 제공: EUMetSat)

번역/정리: 한국기상전문인협회 회원 김규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