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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지진, 반드시 기억해야 할 '알·감·기'(2021.02.02)

작성일 08-09 조회수 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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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로키(Loki)가 땅속에 갇혀있다가 몸부림칠 때마다 지진이 발생한다노르웨이의 전설이다. 땅속에 응축된 힘들이 방출될 때 지진이 발생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옛 인류의 현명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연초부터 몽골, 인도네시아 등에서 규모 6.0 이상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지구촌을 놀라게 하고 있다. 세계 도처에서 강진이 많이 발생한다는 것은 지각의 움직임활발하다는 의미이며, 이것은 언제 어디서든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2016년 경주와 2017년 포항 두 차례의 큰 지진으로 지진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이후 큰 지진이 발생하지 않아 지진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거안사위(居安思危)”를 떠올려 볼 필요가 있다. 편안하게 지낼 때 위태로움을 생각해야만 대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 122일은 지진조기경보체제가 시행된 지 6년째 되는 날이었다. 20151 기상청에서는 10분 이상 걸리던 지진통보 시간을 초 단위로 단축하기 위해 지진조기경보제도를 시행하였다. 규모 5.0 이상의 지진에 대해 50초 이내 통보를 목표로 하면서 과연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을 가졌지만, 20169.12지진 당시에는 지진관측 후 27초 만에 지진조기경보를 발표함으로써 지진조기경보의 실효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지진분석기술의 고도화를 통해 현재는 7~25 이내로 통보하고 있다.

 

일본 동경대학생산기술연구소의 <지진 피해경감 예측자료>에 의하면 지진의 흔들림이 도착하기 전에 20초 정도의 대피 여유시간이 있다면 95%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고, 5정도의 여유만 있어도 책상 아래 등 근리로 대피하여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기상청은 지진조기경보 발령, 지진재난문자 전송, TV자막방송,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지진발생 사실을 국민에게 신속히 전달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 국민이 골든타임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면 이런 노력들이 다 무슨 소용인?

 

매년 실시하는 대국민 지진 인식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취해야 할 행동요령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기상청에서는알감기라는 단어로 행동요령을 압축하여 전달하고 있다. 알감기는 알리고, 감싸고, 기다려라이다. 지진 진동 지속시간은 수초에서 길어야 1분 내외이므로 그사이 신체 보호가 우선인 것을 알려주기 위함이다. 지진재난문자를 받거나, 지진으로 인해 흔들림을 느꼈을 경우, 무조건 밖으로 나가기보다는 지진 발생 사실을 주변에 알리고, 머리를 감싸고, 우선 기다려야 한다. 이는 미국에서 “DROP! COVER! HOLD ON!”으로 몸을 낮춰 몸과 머리를 보호하고, 진동이 멈출 때까지 움직이지 말고, 지탱할 수 있는 물체를 꽉 잡아 기다리라고 안내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기상청은 지진 발생 사실을 신속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기술을 개발하고, 행정안전부와 함께 국민 행동요령에 대한 교육과 홍보를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와 개개인의 노력이 하나가 된다면 만일에 있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지진, 바로 지금부터 대비하자!


▲ 기상청장 박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