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강원 영동지방에 대형산불이 발생하는 이유는?
- 양양과 간성(강릉) 사이에서 부는 국지적 강풍 ‘양간(강)지풍’ 때문
2005년 4월 5일, 식목일에 발생한 강원 양양의 낙산사 화재!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천년고찰 문화재인 낙산사의 소실까지는 안되었을 텐데. 참 안타까운 사건이었죠. 산림청 산불발생 현황자료에 의하면 산불은 4월 초순에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경상북도, 전라남도, 강원도 순으로 많이 발생하지만, 산불 피해면적은 강원도 특히 영동지방이 가장 넓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봄철 영동지방에서 산불의 발생빈도는 적지만, 대형 산불로 확대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 원인은 강원도 영동지방의 양양(襄陽)과 간성(杆城) 혹은 강릉(江陵) 사이에서 부는 국지적인 강풍인 ‘양간지풍(襄杆之風)’ 혹은 ‘양강지풍(襄江之風)’과 소나무 군림이었습니다.
봄철 남고북저형 기압배치 일기도
‘양간지풍’은 봄철 남고북저의 기압배치에서 서풍기류가 형성될 때 자주 발생합니다. 특히 봄철에 이동성 고기압이 우리나라로 이동하면서 상층에 대기가 불안정한 역전층이 강하게 형성될 때 바람이 강하게 붑니다. 순간 최대풍속이 초속 32m까지 관측되기도 했답니다.
* 역전층(inversion layer) : 대기의 기온은 평균적으로 고도가 높아질수록 낮아지는데, 고도가 올라감에 따라 기온이 높아진 상태가 일정한 층을 이룬 것으로 대기가 불안정한 상태를 말함
양간지풍과 높새바람 모식도
‘양간지풍’은 영서지방의 차가운 공기층이 태백산맥과 상층의 역전층 사이에서 압축되어 속도가 강해지고, 경사면을 타고 영동지방으로 불어 내려가면서 강한 바람을 일으킵니다. 따라서 영동지방에 동풍이 불 때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수증기의 응결에 의해 영서지방에 고온·건조한 바람을 유발하는 높새바람과는 구별된답니다.
* 높새바람은 ‘푄’ 현상의 하나로 바람이 산을 타고 넘어가는 동안 기온이 점점 낮아져, 일정한 고도에 이르면 수증기가 물방울로 변하며 구름이 형성되고 비가 내림. 산 꼭대기에 도달한 공기는 올라오는 동안에 구름과 비를 만들면서 수증기를 빼앗겨 건조한 공기가 되어 반대쪽 산으로 내려갈 때 고온 건조해지면서 부는 바람을 말함.
‘양간지풍’이 강해질 수 있는 조건을 분석해보니, 상층에 역전층이 강하게 형성될수록, 풍하측 경사면의 경사가 클수록, 공기가 냉각되는 야간일수록 풍속이 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영동지방 산불이 야간에 발화할 경우에는 동쪽으로 전파되는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나 산불 진화가 더욱 어려워집니다.
대형산불은 지속시간이 길기 때문에 국지적인 바람과의 상호작용도 중요합니다. 국립기상연구소와 국립산림과학원은 영동지역을 대상으로 기상-산불확산 모델을 개발하여 시범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더욱 발전시켜 ´스마트 산불확산예측시스템´을 실용화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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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 국립기상연구소 이용희 예보연구과장 (02-6712-0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