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퓨터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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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의 컴퓨터들에 비해 월등한 계산 성능의 제공을 목적으로 설계된 세계 최초의 슈퍼컴퓨터는 미국의 CDC (Control Data Corporation)사가 1964년 발표한 CDC 6600 이다. 당시 CDC사에 근무하던 세이모어 크레이(Seymour Cray)가 설계한 CDC 6600의 계산 성능은 초당 1백만회의 부동소수점 연산이 가능한 1 메가플롭스(Mflops) 수준으로, RISC 방식의 명령어 처리 병렬화를 통해 당대의 컴퓨터들에 비해 매우 뛰어난 계산 성능을 달성하였다.

세이모어 크레이는 1972년 CDC사를 떠나 오늘날까지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슈퍼컴퓨터 제작사의 하나인 크레이리서치 (Cray Research)사를 설립하여 1970-80년대 세계 슈퍼컴퓨터 시장을 선도하였다. 크레이사는 1976년 슈퍼컴퓨터라는 개 념을 대중적으로 각인시킨 벡터 프로세서 기반 Cray-1 시스템을 발표하고, 1988년에는 멀티 프로세서 슈퍼컴퓨터인 Cray Y-MP 시스템을 통해 세계 최초로 1 기가플롭스(Gflops) 이상의 계산 성능을 달성하였다.

좌측부터 최초의 슈퍼컴퓨터 CDC 6600, 벡터 프로세서 슈퍼컴퓨터 Cray-1, 멀티 프로세서 슈퍼컴퓨터 Cray Y-MP

이와 같은 슈퍼컴퓨터의 성능은 오늘날 개인용 PC에 사용되는 일반적인 CPU 하나가 수십에서 1백 기가플롭스(Gflops) 이상의 성능을 제공하는 것에 비교하면 보잘 것 없지만 당시 기준으로는 매우 뛰어난 계산 성능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한편 일본에서는 1977년 Fujitsu사가 일본 최초의 슈퍼컴퓨터인 F230-75APU 시스템을 제작하였다. 이후 1980년대에는 미국과 일본의 많은 컴퓨터 제조사들이 슈퍼컴퓨터 시장에 뛰어들었고,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과학기술 분야를 중심으 로 슈퍼컴퓨터의 보급이 확산되었다.
1990년대 중반에는 당시 세계적인 경제 침체, 슈퍼컴퓨터 기술 및 성능 발전에 따른 막대 한 개발비 등으로 “슈퍼컴퓨터 시장 붕괴”의 시기를 겪게 되었으며,
이때 많은 슈퍼컴퓨터 제조사들이 도산 또는 합병되는 등 슈퍼컴퓨터 시장이 소수의 메이저 슈퍼컴퓨터 제조사를 중심으로 재편되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표준적인 범용 기술을 사용 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다시 슈퍼컴퓨터 제조사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1997년에는 Intel사에서 제작한
미국 Sandia 국립연구소의 ASCI Red 시스템의 이론 성능이 1 테라플롭스(Tflops)를 넘 어섰으며, 2007년에는 IBM사가 제작한 미국 Los Alamos 국립연구소의 Roadrunner 시스템이 1 페타플롭스(Pflops)의 벽을 돌파하면서 마침내 페타플롭스 컴퓨팅의 시대가 개막되었다.

좌측부터 미국 Sandia 국립연구소 ASCI Red 슈퍼컴퓨터, 미국 Los Alamos 국립연구소 Roadrunner 슈퍼컴퓨터

우리나라 슈퍼컴퓨터의 역사는 1988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산하 시스템공학연구소(SERI)가 슈퍼컴퓨터 1호기로 크레이사의 Cray-2S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시작되었다. 이 시스템은 당시 중앙기상대의 일기예보, 3차원 한반도 지도 제작, 국산 자동차 및 항공기 부품 설계, 원자력발전소 안전성 분석 등에 활용되었고,
1993년 SERI 슈퍼컴퓨터 2호 기로 크레이사의 멀티 프로세서 슈퍼컴퓨터인 Cray Y-MP C90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퇴역하였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KISTI)이 출범한 2001년 이후로는 범국가적인 계산 인프라 구축과 다양한 서비스의 제공을 위해 슈퍼컴퓨터를 SMP 아키텍 쳐 기반 시스템클러스터 형태의 초병렬 시스템 2가지 종류로 구분하여 도입하고 있다. 2001년에는 KISTI 슈퍼컴퓨터 3호기로 일본 NEC사의 SX-5/SX-6 시스템(SMP)과 IBM사의 p690 시스템(초병렬)이 설치되었으며, 2007년에는 슈퍼 컴퓨터 4호기로 IBM사의 p6H 시스템(SMP)SUN 클러스터 시스템(초병렬)이 도입되었다.

좌측부터 KISTI 슈퍼컴퓨터 1호기 Cray-2S, KISTI 슈퍼컴퓨터 2호기 Cray Y-MP C90

이와는 별도로 기상청은 기상업무 및 수치모델의 발전에 따라 안정적 기상 예보와 예보 정확도의 향상을 위해 2000년 기상업무 전용의 슈퍼컴퓨터 1호기로 일본 NEC사의 SX-5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이후 2005년 기상용 슈퍼컴퓨터 2호기로 크레이사 의 X1E 시스템을 도입하였고, 현재는 2015년 도입한 슈퍼컴퓨터 4호기로 같은 크레이사의 XC40 시스템을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1년 한때 세계 TOP500 슈퍼컴퓨터 목록에 16대가 동시에 등재되기도 하였으나, 최근 4~8대로 유지되는 경향이다.

주요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슈퍼컴퓨터 도입, 슈퍼컴퓨팅 기술의 활용도를 개선하여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및 국가 경쟁력을 향상 시키기 위해 2011년 6월에는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슈퍼컴퓨팅의 체계적인 육성을 위한 “국가초고성능 컴퓨터의 활용과 육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였다.

좌측부터 기상청 슈퍼컴퓨터 1호기 NEC SX-5, 기상청 슈퍼컴퓨터 2호기 Cray X1E, 기상청 슈퍼컴퓨터 3호기 Cray XE6

* 출처 : 클론, 위키피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