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룩주룩’ 물방울들이 곡예를 하면서 우산 속으로 파고들었다. “정말이지 이게 뭐야” 모두들 쏟아져 내리는 빗방울들을 원망하는 눈빛으로 째려보며 한마씩 내뱉었다. ‘정말이지 초등학교에서 딱 한번인 수학여행에 비가 말이 돼?’란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수학여행을 오기 전부터 이번 수학여행 때 날씨가 어떨지 궁금해서 요 며칠 일기예보를 보고 또 보면서 확인을 했다. 그랬더니 비가 온다는 것이었다. ‘설마, 설마’ 요번만은 일기예보가 엉터리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그런데 수학여행 아침 날 조마조마 하는 생각으로 창밖을 보니 보슬보슬도 아닌 장맛비처럼 주룩주룩 비가 내리치고 있었다.  모두 출발 전부터 내린 비에 모두들 우산들 챙겨서 갑자기 내린 비에 당황해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속이 상하는 수학여행의 시작이었다. 경주에서 구경을 하는 동안에 비가 직선으로 내리지도 않고 곡선으로 쏟아져 내려서 우산도 소용이 없었다. 친구들의 옷에는 하나 둘씩 물방울이 묻기 시작하였다. 질척이는 옷에 친구들은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우산행진을 하면서  불평불만을 터뜨렸다. “비도 오는데 이게 뭐야! 옷이 다 젖었어. 너무 찝찝해. 온몸이 축축하단 말이야!” 하지만 나는 친구들보다 덜 그랬다. 나는 다른 아이들과 달리 일기예보를 보고 비양이 많다고 해서 비옷까지 가져왔기에, 별로 젖지 않았다. 친구들이 너무 부러워하였다 “찬영이 부러워! 우리는 다 젖고 있는데. 비옷 좀 주면 안 돼?”라고 말하는 친구도 있었다. 그 아이들처럼 일기예보를 보지 않고 우산만 가져왔다면 더 힘든 여행이었을 것이다 평소에도 난 요번처럼 일기예보 덕을 보는 경우가 많다. 뉴스가 끝나면 하는 일기예보를 들었다가 비가 온다고 하면 작은 우산을 들고 학교에 간다. 엄마가 내가 비가 올 때마다 마중을 나오실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동생은 아직 일기예보를 잘 보지 않고 있다가 다음날 비가 와서 비를 맞고 집에 와서는 엄마에게 툴툴 거리곤 한다. 이렇게 작은 일이지만 생활 속에서 요긴하게  우린 일기예보에게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우리 집에서 일기예보 도움을 가장 받는 분은 아마 우리 아빠일 것이다. 아빠가 새벽에 뉴스를 하러 가셔야 할 때 일기예보에서 날씨가 안 좋다거하면, 아빠께서는 미리 일찍 시간에 맞추어 가시거나 아예 들어오시지 않고 숙직실에서 주무신다. 실제로, 대전에 눈이 많이 오고 다음 날에는 더 온다는 일기예보를 보시고, ‘너무 눈이 많이 와서 내일 새벽 뉴스 시간에 맞추어 가지 못하겠구나.’라고 생각하시고 숙직실에서 주무시고 새벽 뉴스에 하신 적이 있었다. 그때는 내가 아주 꼬맹이여서 밤중에 나가는 아빠가 이해가 안됐다. 찡찡거리며 “일기예보가 틀려, 틀려” 하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그땐 미리 내일의 날씨를 알 수 있다는 게 거짓말 같았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부터 나는 일이지만 말이다. 만약 일기예보가 없었다면, 아빠께서는 새벽 뉴스에 나가지 못해, 정말 곤란하신 일이 생겼을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이렇게 작은 도움만을 받는 게 아니다. 아주 중요한 일에 일기예보가 쓰이기도 한다. 요즘 천안함 사건 때문에 우리나라가 떠들썩하다. 천안함이 침몰해서 지금 인양 작업을 하는데, 일기예보를 보고 그 작업하는 일정을 조정하는 것 같다. 천안함 사고가 났을 때도 날씨가 안 좋아 구조 작업도 제대로 못하고 결국 인양작업 속도도 느릴 때는 일기예보 탓도 아닌데 일기예보에서 날씨가 안 좋다고 하면 괜스레 일기예보가 틀렸으면 싶으면서 화가 나가도 했다. 하지만 날씨가 좋지 않을 때 무턱대고 인양작업에 나가면, 더 많은 인명피해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미리 일기를 살피 수 있는 오늘날 사는 것이 참 감사한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옛날이라면 미리 날씨를 알 수도 없었을 테고 안다고 해도 요즘처럼 정확히 알 수도 없었을 테니까 참 답답하고 힘들었을 것이다.  이처럼 중요한 곳에 일기예보를 쓰는 예가 이것 한 가지가 아니다. 또 다른 예에는 ‘태풍’이 있다. 만약, 알지도 못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태풍이 온다면 어떨까? 그냥 가볍게 지나가는 것이면 괜찮지만, 만약 아주 심한 태풍이라면? 준비가 미처 안되서 인명 피해가 나고 시설물들이 부서져서 경제적인 손실을 입을  얼마나 기가 막히고 속이 상할까? 태풍에 위력은 무시무시하기 때문에, 대비를 해 놓지 않고 미리 대비도 하지 못한 채 허둥지둥한다면 큰 피해를 볼 수도 있다. 이럴 때 날씨를 미리 알려주는 일기예보의 필요성을 더 느끼게 된다. 일기예보를 보고 태풍이 올 것을 알아 미리미리 준비해 놓는다면, 피해를 좀 더 줄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저 수학여행에 한번 비가 와서 고생을 하고 날씨에 관해 이런저런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됐다 또 우리주변에 이런 날씨들에 관한 것들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그러면서 정확한 일기예보의 필요성에 대해 느끼게 되고 감사한 마음도 가지게 된 계기가 나에게도 찾아온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