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아아아아-!”

  언제나처럼 우리 반의 친구들은 수업시간이 끝나는 종이 치자 함성을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4교시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체육이지만, 오늘은 참가할 수 없었다. 나는 가방을 싸서 친구들과 선생님께 인사를 했다. 선생님께서도,

  “그래, 조심해서 다녀 오거라.”

하고 인사를 받아주셨다. 날씨는 조금 쌀쌀했지만, 나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아주대학교 과학영재교육원의 수업을 받으러 가는 날이기 때문에, 3교시만 끝나고 집에 와서 점심을 먹고 수원으로 출발해야 했다.

  나는 밥을 먹으며 라디오를 들었다. 일기예보에서는 기상청에서 황사 주의보를 내렸다고 말했다. 엄마도 나도 그냥 스쳐 들으며, ‘황사가 있겠구나.’하고만 생각했다. 엄마와 나는 경쾌한 음악을 들으며 쌩쌩 달렸다. 황사는 점점 더해가고 창문에는 자꾸만 누런 모래먼지가 엉겨 붙었다. 내릴 때에 보니 와이퍼가 닦은 부분은 깨끗한데, 나머지 부분은 누래서 우스꽝스러웠다.

  수업을 하다가 쉬는 시간이 되어 실험실 뒷마당으로 나가 놀았다. 공기는 올 때 보다 훨씬 탁한 것 같았다. 나무의 잎에는 온통 모래먼지가 끼어 있었다. 건물의 벽과 계단의 난간, 실험실의 창문과 유리로 된 현관문에도 온통 모래먼지가 엉겨 붙어 우중충한 누런색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내 기분까지도 우울해져 버렸다.

  수업이 끝나고 나가려고 하는데 문 밖의 풍경이 온통 노란 것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 같았다 가슴이 답답해지는 게 숨까지 차오르고 마음은 무거워졌다. 우리는 마스크를 안 한 것을 후회하며 얼굴을 가리고 차로 뛰어 갔다. 엄마와 나는 이렇게 심한 황사는 처음이라며 놀랐다. 돌아오는 길은 밖이 노랗고 해도 질 무렵이라 공포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집에 돌아와서도 왠지 옷과 몸에 모래먼지가 묻어있는 것 같아 찝찝해서 나는 얼른 샤워를 했다.

  이번의 황사는 특히 강한 것 같아서 집에 돌아와 황사에 대해 조사해 보았다. 중국이나 몽골의 사막 지방의 모래가 겨울동안 얼었다가 녹으면서 작은 조각으로 쪼개지며 상승기류와 편서풍, 또는 제트기류를 타고 오는 현상이 황사이다. 황사에는 모래 먼지 외에도 중국을 지나오며 공장지대에서 버려진 중금속 등의 발암물질이 섞여있기 때문에 축척되면 위험하고, 천식, 기관지염 등 호흡기관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황사 주의보는 평소에 10~50㎍/㎥인 미세먼지가 400㎍/㎥이상, 2시간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될 경우에 내린다. 그리고 황사 경보는 800㎍/㎥이상일 때에 내려진다. 오늘의 경우 2712㎍/㎥으로 사상 최악을 기록했다고 한다. 또한, 최근 5년 동안 수도권은 약 9㎍/㎥, 전체 평균 5㎍/㎥ 정도의 미세먼지가 늘어났다고 한다. 이 이유는 중국 및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이 공업을 이용해 살아가기 때문에 공장의 수가 증가하고, 이 때문에 많은 나무가 잘려나가며 사막화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막화가 되어나갈수록, 모래를 잡아줄 나무의 뿌리가 없고, 대기의 오염도 정화시킬 수 없기 때문에 황사와 대기 오염은 점점 심해지고 있다.

   나는 지난여름, 제주도의 수월봉에 있는 고산기상대에 다녀왔다. 그곳은 황사가 제일 먼저 관측되는 곳이어서 황사와 미세먼지 농도 외에 상공의 기상을 관측하는 라디오존데에 대해 배웠는데, 그 관측 결과가 기상예보에 관여된다고 했다. 생각해보니, 사람들은 기상예보를 보고 황사에 대비해 마스크나 손소독제를 챙긴다. 또, 황사 주의보가 내려지면 손을 더 자주 씻게 된다. 뿐만 아니라 기상예보로써 황사의 심각성을 알면서 황사에 대한 관심도 많아지고, 그 대책을 찾기 위한 논의도 더 많아지는 것 같다.

  이번의 황사를 계기로 우리가 환경을 보호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와 황사에 심각성에 대해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일기 예보가 단순히 우리에게 기상을 예상해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소풍이나, 현장학습의 날짜, 우리가 입고 다니는 옷의 차림, 빨래를 할지 말아야 할지, 또는 가지고 다니는 소지품에까지 관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또, 날씨가 흐리고 안개가 많은 북유럽은 자살률이 높고, 화창하고 맑은 날에는 사람들의 기분이 좋은 것처럼 날씨는 사람들의 심리에도 많이 관여를 한다는 것도 이번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앞으로 사람들이 기상 예보를 통해서 사막화와 황사의 심각성도 알고, 또 그에 알맞은 대처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일기예보가 뉴스에 따라 나오는 선택항목이 아니라, 사람들의 생활과 심리의 기준이 되는 중요 요소인 만큼, 더 과학적이고 정확한 기상 예측을 통해 국민들에게 지금보다 더 신뢰와 사랑을 받는 기상청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