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찬아! 뭐 하니? 학교 늦겠다”

  “잠깐만요”

  “ 또 시작이네, 하늘 보면 아는 일을 왜 너는 꼭 컴퓨터를 들여다보는지 몰라” 오늘도 어김없이 엄마의 잔소리는 시작된다.

아침에 날씨가 흐리고 비가 올 것 같으면 나는 늘 컴퓨터를 켜서 오늘의 날씨를 검색한 후 우산을 준비하거나 두꺼운 옷을 준비해 가곤 한다.

나의 이런 행동에 누나와 엄마는 늘 “남자가 참 꼼꼼 떨어요, 비 좀 맞으면 어때서”하면서 웃곤 한다.

  늘 미리 날씨정보를 알고 학교에 가는 나와 누나는 가끔은 웃고 울고 하는 날이 있다.

미리 대비를 하는 나는 거의 비를 만나도 걱정 없이 옷이 젖을 날이 없는 편인데, 덜렁거리고 귀찮아하는 누나는 가끔씩 큰 비를 맞아 감기에 걸리곤 한다.

내가 원래부터 꼼꼼하게 컴퓨터를 켜고 기상청에 들어가 ‘오늘의 날씨’를 살피지는 않았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 우리는 심성수련을 이박삼일로 시골로 가게 되었다. 우산을 준비해 오라는 선생님의 말씀도 무시한 채 “햇빛이 쨍찡 내리쬐는데 무슨 비야”하면서 나는 그냥 가게 되었다.

심성수련 이틀째, 우리는 극기 훈련으로 산을 오르게 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햇빛이 쨍쨍 내리 찌던 날씨가 먹구름이 끼기 시작하더니 굵은 빗방울이 우리의 머리를 때리기 시작했다. 우린 정신없이 우왕좌왕 하면서 산에서 급하게 하산을 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배낭에 우산을 준비해 온 친구들은 여유 있게 우산을 펴서 천천히 내려오고 우산을 준비하지 못한 나를 포한한 몇 명은 그냥 그 비를 다 맞아야했다. 급한 마음에 서두르다가 나는 그만 엉덩방아를 찧어 엉덩이가 완전 흙으로 뒤범벅이 되어 여자아이들의 조롱대상이 되어 버렸다.

산을 내려오는 그 시간이 왜 그리 길게 느껴지던지, 그날은 정말 생각하기 싫은 추억이 되었다. 더구나 그날 저녁 나는 감기몸살이 걸려 끙끙 앓다, 집으로 돌아온 다음 날 폐렴으로 입원까지 하였다.

  ‘그날  우비나 우산만 준비해갔더라도 이런 고생을 안 했을 텐데...’라는 후회가 너무나 오랫동안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 이후로 나는 기상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기상, 날씨, 이상기온, 지구 온난화 등 기상에 관한 과학도서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날마다 하루에 한번 인터넷으로 기상청에 들어가 날씨를 검색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버렸다. 특히 우리가족과 펜팔을 해서 사귀는 미국 친구 가족이 사는 미네소타의 날씨도 꼭 확인해 보는 습관도 생기기 되었다.

가끔은 기상정보랑 안 맞을 때도 있지만 거의 예보랑 맞아 나는 덕을 본다.

  며칠 전 시골에서 비닐 하우수 딸기농사와 과일을 재배하는  외삼촌이 우리 집에 오셨다.

나의 이런 행동을 물끄러미 보시더니 "참 좋은 세상이야, 요즘은 정말 좋아졌어. 우리같이 농사짓는 사람들은 더 기상정보가 중요한데, 너무  좋아졌다. 옛날보다 예보가 정확하게 맞는 편이라 우리가 덕을 본단다. 옛날에는 이런 걸 몰라 농사 피해도 많이 보았지”하시면서 “홍찬이처럼 도시에 사는 사람은 별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 이런 도시서도 기상정보가 필요 하구나” 껄껄 웃으셨다.

  엄마는 “우리 어릴 적에는 소풍만 가면 비가 와, 소풍 하루 전날 저녁에 자다 보면 비가 내리고 있어 , 그러면 불안해서 잠도 안 왔어, 소풍 못 갈까봐”

우리 부모님이 어릴 적 학교 다닐 때는 이상하게 소풍날을 잡아 놓으면 자주 비가 와서 못 가는 날이 많았다 하셨다.

  엄마는 웃으시면서 “우리 어릴 적에는 학교 소사 아저씨가 학교에 나타난 용을 잡아 죽여서 소풍날 일부러 비를 내리게 하는 것이라고 전설처럼 내려왔는데, 얼마나 비가 많이 오면 그런 전설이 만들어졌을까”하시면서 깔깔 웃으셨다.

누나와 나는 “훨 ! 정말 그런 전설이 있었어요? 말도 안돼”

외삼촌은 한 가지 일화도 들려주셨다.

  일기예보도 잘 안 듣던 시절, 가을 벼를 수학하는 데 감으로 날씨가 좋을 것 같아 외가 집은 벼를 다 베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날 저녁 비가 엄청 와 버려 베어 놓은 벼가 젖어 싹이 나기 시작해 일년 농사를 망쳤다 한다.

  그 이후 일기예보를 들으면서 농사에 이용하기 시작해 덜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그리고 요즘 딸기 농사를 지어 수확을 올리시고 계신데 지난번 내린 폭설예보를 듣고 미리 하우스 정비를 해서 피해를 안 입었다 하셨다.

전에는 이런 폭설이 오면 미리 대비를 못해 엄청 난 피해를 입고 일년 정성 기울인 수확을 다 망쳤다 한다.

“이제 농사도 주먹구구식이 아냐. 과학적으로 해야 돼. 인터넷으로 수시로 일기예보를 들으면서 대비를 하고 농사를 짓는 단다” 하시면서 우리나라의 정확하고 과학적인 기상을 칭찬하셨다.

그 말씀을  듣고 보니 우리는 참 좋은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

  학교운동회, 소풍 등 학교행사 때 거의 비가 오지 않는다. 그 이유는 미리 미리 학교에서 기상청에 문의해서 날씨 좋은 날을 행사로 잡기 때문이라 들었다.

만약 우리 곁에 기상청이 없었더라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불편할까? 또 폭설이나 태풍, 장마 등 자연재해로부터 미리 대비하지 못해 우리는 큰 피해를 입을 것이다.

  요즘  ‘날씨정보가 곧 돈이고 경쟁력이다.’ 라는 말이 있다. 빨리 돌아가는 일상생활에서 날씨정보는 곧 경제의 이익을 가져온다. 모든 농업뿐만 아니라 공업, 이벤트, 스포츠 등 모든 분야에서 날씨정보는 수시로 이용되고 중요도가 부각된다. 무엇보다 과학적이고 정확한 기상정보는 우리에게 중요한 공기와 같은 소중한 존재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겨울방학 때 읽은 신문기사 중 ‘우리나라 기상정보 수준이 선진국 수준 못지않게 뛰어나다’라는 글귀를 읽었을 때 무척 뿌듯했던 기억이 난다.

참 감사한 일이다. 우리가 무심코 이용하고 있는 기상정보에 대해 다시 한번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겠다. 오늘도 우리에게 편리한 날씨 날씨정보를 주시는 기상청에서 애쓰시는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