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심만필( 從心漫筆) 2- 인디언 섬머

소춘(小)春 이라 한다면 몰라도 “인디언 섬머(Indian Summer)”라고 하면

아는 이가 많을것 같다.
이 또한 글로벌 시대의 당연한 추세라 해야 할런지 -.

원래 소춘이란 음력 10월의 이칭(異稱)이기도 한데 양력으로는 11월에
해당 한다. 이 무렵은 대륙의 차가운 공기가 본격적으로 밀려 오는  시기가
아니어서, 한차례 불쑥 그 위력을 발휘했다가도 이틀이 못가 그 힘이
꺽이고 다시 원상의 상태로 돌아 서는데서 소춘이라는 특이한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 일본에서는 이를 小春日和 라고 부른다.

동양 뿐만 아니라 서양에서도 같은 현상을 볼수가 있는데, 그 이름
들이 모두 독특하다.
“인디언 섬머”는 미국에서의 소춘을 가리키는것.
이 말은 18세기경 부터 쓰이기 시작 했다는데 왜 하필 인디언 섬머냐
하면,  신출 귀몰하는 인디언과 같이 생각지 않은 사이에 나타나는
따듯함이란 뜻으로 그렇게 부르기 시작했다고..
일설에는 인디언들이 따뜻한 날을 이용해 겨우실이를 위한 사냥을
나서거나  남쪽으로 이동하기위해 平原에 그 모습을 나태내는데서
유래된 것이라고도 한다.

여담 하나. ‘인디언 섬머’를 일본의 기후학자가 “인도의 여름”이라고
번역하는 바람에 서양의 11월에는 인도의 여름처름 더운 날이 있는
걸로 오해를 한적도 있었다.
비슷한 예로  미국 인디아나 주에서 나는 당도가 높은 사과를 가리켜
“인도 사과”라고 번역하는 바람에 지금도 인도에서 생산되는 사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열대의 평원에서 사과가 나올리 만무한데...

 영국에서는 “성 마틴의 여름”이라고 부른다. 구미에서는 11월11일이
“성 마틴의 날”인데, 인디언 섬머가 11월 상순과 중순사이에 잘 나타
나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게 되었다고.
독일을 비롯해 중.북유럽에서는 “노부인의 여름”이라고 부른다.
할머니들이 초겨울에 양지바른 곳에 나와 볕을 쬐는 모습이 선하니 그
뜻을 알법하다..
소련에서도 이를 “여자의 여름”이라고 하는데, 제정 러시아 시대의
소작농 부인들이, 그 힘든 여름 농사를 마치고, 마지막 찾아온 포근한
날의 휴식을 만끽한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늦가을의 맑고 포근 날을 두고, 한국이나 일본.중국등 동양에서는
이를“봄(春)”으로 느끼는데 비해 서양에서는“여름(夏)”으로 보는데
서도 계절감에 따른 동.서양의 차를 알수가 있는것 같다.

그런데 소춘이란 말도 최근에는 전의가 돼 아주 평화로운 환경이나
무사태평 시대를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고 한다.
우리 생애에 “소춘의 시대”가 있었던고?
박통 시절?  전,노 시절?  양김 시절?  아니면 노 시절?
아니면 지금의 이 시절?
아무래도 내 나이가 아직 어린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