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심만필( 從心漫筆) 3- 사랑도 맺어주는 우박

성경에는“중수가 한 달란트나 되는 큰 우박이 하늘로부터 사람들에게
내리매...”(요한계시록 16장)라는 구절이 있다
“중수가 한 달란트”라면,무게가 대충 300킬로(한 달란트는 요즘 단위로
60파운드 이상 되는 거라고)는 된다는 얘기니 이는 “노아의 방주”와
함께 성경식 산술로 여겨 진다.

그런데 최근(2006년.8월)에도 믿기지 않는, 야구 공만한 우박이 미국
´미네소다´주 노스필드 지역에 떨어져 우리를 놀라게 했었다.
이만한 우박이 떨어진 고장은 작살이 날게 뻔한 일인데,우리의 관심을
끈 것은 인터넷에 실린 사진으로, 구멍 뚫린 프라스틱 의자와 학교
운동장이 온통 야구공(우박)으로 뒤덮인 장면이었다.

우박은 봄 가을에 흔한 거지만 탁구공 이상의 크기는 드물다.
소나기 구름(積亂雲)속에서 공기가 맹렬하게 수직 운동을 할때,그속에
있는 물방울이 마치 양파구조로 얼어붙어 커지는 것이 우박이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우박을 가리켜 하늘에서 떨어지는 양파라 부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우박의 크기가 녹두알만한 것에서 콩알만한 것이
보통인데 기록으로는 직경이 5cm정도 되는것도 있었다.
지난 69년에는 경북내륙지방에 직경이 4-5cm되는 우박이 떨어져
이것을 맞은 어린이와 가축이 즉사한 일이 있다.

우박의 기록으로는 프랑스가 유명한데, 특히 1788년에 프랑스의 중부
지방에 내린 주먹보다 더큰 우박으로 인한 피해는 마침내 프랑스
혁명의 시기를 앞당기는 계기가 됐다고도 한다.
이어 1819년에 프랑스 남부지방에 내린 우박은, 1039개의 마을을
초토화 시킨,역사상 가장 넓은 지역에 내린 큰 우박으로 기록 되고
있다.

우박은 인명을 앗아 가기도 하고, 혁명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사랑을 엮는 구실을 하기도 했다.
유명한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에는(제5일째 얘기던가?) 우박에 갇힌
남정내가 함께 있는 여자에게
“차라리 우박이 그치지 않았음 좋겠다”고 하자
“그러게 말이에요”하고 되받는 여인과 만리장성을 쌓는 얘기가
나오잖나.
    
우리 나라에서 우박이 잘내리는 지역은 낙동강 상류 유역과 청천강,
한강유역의 순서로 돼 있는데, 우박의 계절에는 남녀의 데이트 장소로
이런 곳이 어떨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