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만필(11) - 강이 운다

바다낚시는 계절의 제약이 따르지만,민물 낚시는 사실상 사계절이

가능한것 같다

엊그제 낚시 방송은 예당저수지에서 물반 고기반의 실황을 방송

했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얼음 낚시도 소개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얼음낚시는 함부로 덤빌 일이 아니다.

우선 얼음의 두께가 최소 8cm이상은 돼야 하는데 저수지의 물이

이정도 까지 결빙하려면 대개 최저기온이 영하 7-8℃ 이하 되는

날이 3-4일 계속돼야 한다.

내내 포근하던 날이 갑자기 추워졌다 해서 하루 이틀 사이 어는게

아니다. 특히 흐름이 있는 강물의 경우는 이보다 기온이 더 낮거나

같은 기온이라도 하루나 이틀쯤 더 걸려야 결빙한다.

꽁꽁 언 저수지라 하더라도 수초가 많거나 샘물이 솟아나는 곳은

이른바 숨구멍이라 해서 이 부근의 빙질은 다른곳에 비해 훨씬 약한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바로 이자리가 포인트가 되는 경우가 많아 꾼들을 현혹 시킨다.

한편 얼음이 녹을 때는 위에서 녹는 것 보다 밑에서 부터 잘 녹는다.

그래서 두껍게 얼어있는 얼음이라도 밑이 녹아서 수면과 떨어져 있다면

갈라지기 쉽다.

얼음에 구멍을 뚫었을 때 얼음 밑면이 수면과 떨어져 있으면 위험한

신호로 보아야 한다

얼음낚시를 하러 갔다거나 혹은 부근의 산수 좋은곳에 놀러 갔다가

시골집에서 하룻밤 묵은 일이 있는지.

“별들이 속삭이는 밤”은 다 뭔가. 어디선가 짐승들이 우는 소리가

들린다.아니 호랑이가 포효하는 소리 같기도 하다. 지금이 어느 땐데

호랑이가 있단 말인가. 혹시 도망친 동물원의 호랑이가?

그러나 아니다. 이것은 강이 우는 소리다.

강이 울다니? 이 무슨 해괴한 얘긴가.

이치는 이러하다. 겨울에 강이 얼어 두터운 빙판이 강 전면을

덮었을 때 빙판 아래로는 물이 그대로 흐른다.

그런데 이 물이 줄어들면 빙판은 그 무게로 해서 내려 앉는게 당연하다.

반대로 강물이 불면 빙판은 위로 떠오른다. 그래서 빙판 아래로 흘러

가는 강물이 불었다 줄었다 할 때 빙판 전체가 내려앉거나 위로

떠받치거나 하는데 이때 빙판에는 균열이 일어난다.

다시 말해서 금줄이 가는 현상이 생겨 쪼개지는데, 이때 충격음이

생긴다. 이 소리가 빙판에 울려서 묘한 소리를 내는 거다.

이 소리는 가까운데서, 혹은 먼 곳에서 호랑이가 우는 소리 같이 들린다.

특히 바람까지 겹치는 날이면 더욱 묘한 소리를 낸다.

그런데 출처가 불분명한 소리는, 듣는 이에 따라 묘하게도 들리나 보다.

어느 낚시꾼은 강가의 한 시골집에서 하룻밤을 묵는데,밤이 이슥해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어쩜 마누라가 신음하는 소리 같은지, 몸부림

치다 말고 야반도주를 하다시피 집으로 가버렸다나 어쨌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