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심만필( 從心漫筆) 13 - 서양의 동지,크리마스

22일은 동지, 25일은 크리스마스, 그리고 그 전날이 크리스마스 이브

라는 전통적인 연중 행사가 연말을 앞두고 있는 것이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이 모든 행사의 연원은 동지에 있었다.

먼 옛날 사람들은 동지가 되기 전까지 계속 날이 짧아져 가는 것을

보고 세상이 온통 밤의 세계로 변하는 것이 아닌가 불안해 했다

그러나 동지를 경계로 해서 태양이 다시 고도를 높이며 낮이 길어지는

것을 알고는 환호성을 올렸다.

이것이 동지 축제의 기원이 된 것.

특히 태양신을 숭배 하던 페르시아의 마드리교는 12월25일을 태양

탄신일로 정하고 축하 했는데 이 마드리교의 동지 축제가 로마로

넘어가 크게 유행 하더니 기독교가 탄생하면서 크리스마스로 바뀌게

(4세기경) 되었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크리스마스는 예수님보다도 어디까지나 동지의 태양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

크리스마스가 중국 땅에 전해졌을 때 중국 사람들은 서양의 동지라는

뜻으로 이날을 양동지(洋冬至)라 부른 것은 재미있는 표현이면서도

저간의 역사를 잘 말해주는 것으로 여겨진다.

모든 생물이 겨울의 동면기를 지나 새 생명을 일깨우는 춘분절에도 각

민족에게는 새 생명의 부활을 기념하는 축제가 있었다.

기독교 최대의 축제일인 부활절이 춘분 직후에 드는 것도 역시 같은

경과에서 생긴 것으로 볼수 있다.

그건 그렇고, 많은 ‘크리스마스 엔조이’ 족들의 지대한 관심은 이날,

아니지 그 ‘이브’에 눈이 올것인가에 있을 터. 번득이는 상혼은 여기에

경품 까지 걸고는 한껏 분위기를 돋운다.

생각하면 크리스마스와 눈이 무슨 특별한 관계가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우선 예수님이 탄생 했다는 12월의 유태지방은 화이트 크리스마스

와는 애당초 인연이 먼 고장이 아닌가.

참고로 이 무렵의 우리나라 기록을 들춰보면 크리스마스 이전에 눈이

내려 쌓인 적설(積雪)의 크리스마스는 비교적 잦았던 편이나 24일 밤에

눈이 내린 기록은 퍽 드문 것으로 돼 있다.

유럽의 기후학자 간에는 “크리스마스의 폭풍설”이라는 말을 한다.

기록을 보면 크리스마스 전에는 맹렬하게 발달한 저기압이 대서양

방면으로 부터 다가와 유럽일대가 폭풍권에 들고, 큰 눈이 내릴 때가

많은 것으로 돼 있다.

문자 그대로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된다는 것이다.

산타클로스가 바람에 날리는 눈 속을 “토나카이”썰매를 타고 온다는

전설에는 이 같은 기후적인 배경이 있었다고 할 수가 있다.

특히 스칸디나비아 제국을 포함한 북유럽에는 크리스마스 이전에

동지 한파가 몰려올 때가 많아 추위만 강세를 보일뿐 눈은 인색한

편인데 이 무렵 천지가 하얀 것은 그전에 내린 눈이 쌓인 것이라고.

유럽 이외의 지역에서는 세계적인 호설 지역으로 알려진 일본 동해안

지방과 북위 40도 이북의 아메리카 대륙에서 많은 눈을 볼 수가 있다.

  우리나라는 올 크리스마스에도 이 내릴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 대신

한파가 밀려 올 거라니 ‘이브’가 다소 조용해 질 것같다.

          x                                x                            x   

석들은 올해를 평하여 자성어로 “밀운불우(密雲不雨)” 를 선정 했다고 한다.

밀운불우 - 구름은 었으나 비는 오지 않는다. 즉 여건은 성숙 되었대도

된 일이 없었다는 뜻이라고.

새해에는 성운감우(星雲) - 더욱 성속된 여건에서 좋은 일들이 많이 이루어

지기를 빌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