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심만필(14) - 캘린더

새해를 맞는 기분이야 누구에게나 각별 하겠지만,천문학적으로는
여느 날과 다를것이 없다.
새해의 시작은 우리가 만든 달력에만 존재 할 뿐이다.

달력 즉 캘린더(calendar)는 그 어원이 라틴어의‘calare´(선언하다)에
유래 한다. 고대 로마 시대에는 초승달(新月)이 나타나면 大司敎가
한달의 시작을 선언 했다는데서 오늘의 ´calendar´가 된 것이라고.

캐린더는 12달과 7일 요일로 짜여진다.
1년을 달이 도는 주기(29-30일)로 나누다 보니까 12달이 되었고,
창세기의 6+1(엿새동안 천지를 창조하고 7일째는 휴식)을 쫓다 보니
7일이 되었단다.
그래서 처음에는 요일을 제1일,제2일.. 순으로 불렀고 제7일
만은 sabbath(안식일)라고 했다. 중국에서는 지금도 月.火로 되는
혹성 이름을 쓰지 않고 대신 星1期,星2期...를 쓰고 일요일은 星期日
이라 한다.

우리의 달력에서 뺄수 없는게 24節氣.
농사를 위주로 하면서 음력을 중용한 동양에서는 음력이 태양력의
계절과맞지 않는 점을 보충하기 위해 24절기를 만들었다.
태양의 궤도를,계절의 이동이 비교적 뚜렷한 15도 각도로 나누어 소한
이니 대한이니 하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이름이 나타내는 기후는 황하유역을 기준으로 했다. 뒤에 계절을
보다 자세히 알기 위해 1개의 절기를 3개로(5일 단위) 더 잘게 나누어
이를 후(侯)라고 하니 이것이 바로 72侯라고 하는거다. 氣候라는 말도
24절기의 기와 72후의 후에서 나온 말이다.
이도 모자라 나라에 따라서는 초.중.하伏,土用,半夏生등의 雜節까지
끼어 넣고 있다.

오늘 날 생활의 필수품이 된 달력에는 과학적 원리 보다는 사회적
전통외에 정치.종교.권력등이 가세한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그래서 달력은 나라마다 같을수가 없었다.
우선 중국문화권에서는 음력이 강세를 이룬다. 일본도 명치유신
전까지는 음력이 판을 쳤다(지금도 종교계통에서는 통용된다) 같은
음력이라도 계산법에 따라 날짜에 차이가 있고, 심지어는 윤달이 서로
다른 경우도 있다.

이슬람권에서는 이슬람(해지라)달력을 따로 쓰고 있는데,해지라
(마호메트)가 메디나에 정착하던 날(7월16일)을 원년으로 한다.      
유태인들은 우리와 같은 음력을 쓰는데, 원년은 창세기의 10월6일을
택하고 있다.
이집트는 1년을 주기로 정확하게 한더위 때에 시리우스별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  이를 일년의 시작으로 하고 있다.
그밖에 인도와 그밖에 동남아의 여려 나라에서도  저마다의 독특한
달력을 갖고 있다.

서양의 양력이 세계적으로 쓰이게 된것은 20세기에 들어 와서다.
각국의 고유한 달력이 사라지기 시작 한것도 이무렵 기성을 부렸던
식민지 통치와 궤를 같이 한다.
우리나라는 1442년 세종대왕이 “칠정산”을 펴내기 전까지, 어렵게
얻은중국의 달력을 쓸수 밖에 없었다. 
옛날에는 천문 기술을 갖지 못한 나라는 진정한 독립국이 될수 없었을
정도로 달력은 대단한 통치 수단이 됐었다.

올해는 신묘년 토끼해다

토끼는 다산과 다복의 상징이라고 한다.

다산은 국가 시책에 부응하는것이고 다복은 우리 모두가 기원하는 바다.

토끼야! 나라와 백성을 위해 한번 힘차게 뛰어 보려무나.

丁亥年 돼지띠. 누가 구라를 쳤는지 6백년만의 황금돼지
라고 해서 야단 법석인데 전혀 근거는 없다고, 굳이 색깔을 말하란
다면 丁亥年의 丁자가 불을 의미하는 것이요 이는곧 적색을 가리키는
것이니, 60년만에 오는 붉은돼지라 함이 옳다는 얘기다.
그런데 과거의 기록을 보니 정자가 들어가는 해에는 불 때문인지
모두 더웠던 걸로 돼 있다.
1977년 정사년이 그렇고 ,1987년 정묘년,그리고 1997년 정축년의 평균
기온이 모두 높았다. 우연의 일치라 해 두자.
그런데 올 정해년의 낌새도 엘리뇨니 뭐니 해서(이미 영국에서는
발표한 바도 있지만)무척 더울 것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냥 흘려
버렸던 육십 간지에 얽힌 음양오행설이 마침내 한가닥 할려는지
궁금해 지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