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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괴수 프랑켄의 탄생을 막아라 (2022.04.07)

작성일 10-21 조회수 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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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소설가 메리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에는 흥미로운 탄생 비화가 숨어 있다. 이마에 대못이 박힌 초록 얼굴의 괴수를 탄생시킨 건 과학자 빅터의 생명의 불꽃이 아닌, 실은 화산 분화다. 소설이 한창 집필되던 1816년은 여름이 없었던 해로 유명한데, 이는 전년도 4월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이 대폭발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분출된 화산재로 지구는 3년간 이상저온에 시달렸는데, 그 영향으로 전 세계적으로 흉작과 기근, 전염병이 퍼졌다. 소설 속 기괴한 괴물의 탄생 배경은 암울했던 당대의 상황이 반영된 것일지 모른다. 이와 비슷한 시기, 피와 밤의 백작인 드라큘라도 관 속에서 눈을 떴다.

 

19세기 초 유럽의 고전적 괴수들을 탄생시킨 화산 분화는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활동기와 휴지기를 반복해왔다. 그중 대중들의 머릿속에 오래도록 기억되는 사건은 거대한 유적지를 남긴 폼페이 화산 대폭발일 것이다. 고대 로마의 중심지 중 하나였던 폼페이는 서기 798월 베수비오 산의 분화로 도시 전체가 화산재 아래 묻혀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졌다.

 

비교적 최근인 지난 115일에는 남태평양 통가의 해저 화산섬이 폭발했다. 수백km 떨어진 피지에서도 굉음이 들렸고, 8km 이상 떨어진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도 기압 변화가 발생하였다. 화산재 구름은 성층권 높이까지 치솟아 통가를 잿빛으로 뒤덮었고, 반경 260km 이상으로 퍼지는 모습이 위성영상에 뚜렷하게 포착되기도 하였다. 통가로부터 약 1km 떨어진 페루에서도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일본에서도 최대 1.2m의 해일이 관측되어 약 23만 명에게 대피 지시가 내려졌다.

 

한반도는 화산활동이 활발한 지역은 아니나, 역사 문헌을 보면 화산 폭발 기록을 상당수 찾아볼 수 있다. 잘 알려진 백두산의 경우 10세기 이후 총 16번의 분화 기록을 발견할 수 있으며, 고려사에는 서기 1002(목종 5)1007(목종 10)에 제주도에서 용암이 분출했다는 기록이 있다. 근처 일본의 경우 판과 판의 경계부에 위치하여 활발히 활동하는 화산이 많이 존재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화산재 등이 바람을 타고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비도 필수적이다.

 

기상청은 천리안 등 위성자료를 활용하여 한반도 및 주변국의 화산활동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으며, 중국과의 협력을 통하여 백두산 현지의 관측자료 확보에도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화산 분화시 우리나라에 미칠 피해를 예상하여 사전에 화산정보 및 화산재 특보를 발령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앞으로도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화산 분화 및 관련재해로부터 국민들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