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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지진 안전을 위한 파수꾼들

작성일 10-21 조회수 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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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의 역할

봉수(烽燧)는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횃불로, 국가의 위급상황을 중앙정부나 주민들에게 알려 신속하게 대응토록 하기 위한 옛 선조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통신방식이다. 조선시대의 국가적인 재난 대상은 자연재해보다는 전쟁이었으며, 이에 대한 정보전달 수단으로 봉수를 사용하였다. 당시 함경도에서 서울까지 122개소의 봉수대를 거치는데 걸린 시간은 약 6시간으로, 시속으로 따져보면 110km의 국가통신망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제도가 적시에 활용되기 위해서는 높은 봉수대에서 365일 추위, 더위 등과 싸우며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봉수군들의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오늘날은 전 세계적으로 전쟁보다는 자연재해로 국가재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태풍, 호우, 대설 등 어느 정도 예측과 사전대응이 가능한 자연재해와 달리 예측 불가능한 지진의 경우 피해 최소화를 위한 최선은 지진발생 상황을 신속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그 옛날 봉수군의 역할을 대신할 지진파수꾼이 필요한 상황이다.

 

선진국 수준의 지진조기경보서비스

지진파수꾼 중의 첫째는 기상청의지진조기경보를 들 수 있다. 지진조기경보는 규모 5이상의 지진발생 시 빠르게 전파되는 지진파인 P파를 분석하여 피해를 일으키는 S파가 도달하기 전에 자동으로 경보하여 책상 밑으로 몸을 숨기거나 건물 밖으로 대피할 수 있는 여유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역할을 담당한다.

2015년에 50초 이내 발표를 목표로 지진조기경보 서비스는 출발하였으며, 2016년 울산해역지진과 경주지진 시 평균 26초 수준으로 발표하였다. 이후 2017년 포항지진 발생 시 19초 만에 경보하여 일부 지역에서는 진동보다 지진재난문자를 먼저 받는 경우도 많았다. 이후에도 지속적인 분석기술 개선과 지진관측망 확충을 통해 현재는 최초관측 후 510초 정도에서 경보가 가능한 선진국 수준의 경보체계를 운영 중이다.

 

 

수동분석으로 지진통보하는 지진분석사

시스템에 의한 자동분석 경보와 별개로 수동으로 분석업무를 수행하는 지진분석사들이 둘째 지진파수꾼 역할을 맡고 있다.

지진은 규모가 작을수록 자동분석에 어려움이 있으므로 큰 규모의 지진은 자동으로 분석한 정보로 신속하게 제공하고, 작은 규모의 지진은 지진분석사의 상세한 분석을 통해 좀 더 정확한 정보로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지진분석사가 매일 24시 국내외 지진화산 발생 상황을 감시하고 관측소 지진파형을 수동으로 분석해 통보하고 있다.

이 과정이 5분 정보의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는데 작년 한 해에만 2,794건의 지진이 발생하여 하루 평균 8건꼴로 처리하였다고 한다.

신속하면서 정확한 정보 제공을 위한 중압감과 함께 파수꾼이 얼마나 많은 역할을 하는지 가늠할 수 있다.

 

신속한 정보전달을 위한 지진통보 체계

마지막 지진파수꾼으로는 분석된 지진이 통보됨과 동시에 다양한 매체로 전달되는 지진통보 체계가 있다. 대표적으로 지진재난문자(CBS)를 들 수 있으나 통신상황 및 음영지역 등에 따라 전달이 안되는 경우를 대비하여, TV 자막, SNS, 포털, , 기상청 홈페이지, 131ARS 등 다양한 전달매체를 활용하고 있다.

또한, 기상청 날씨알리미 앱과 연동하여 사용자 위치까지 S파 도달 예상시간과 예상진도 정보, 행동요령 등 사용자 맞춤형 지진정보서비스를 받아 볼 수 있고, 유튜브를 통해서도 지진분석 현황 및 지진발생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휴대전화 등 매체 활용이 어려운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학교 내 방송으로 지진 발생 상황 및 대피요령을 신속하게 알릴 수 있도록 하였다. 현재 9개 교육청과 기상청 통보시스템을 연계하여 지진 발생 즉시 교내 방송으로 지진 발생 정보와 대피 방송이 나갈 수 있도록 전국 145개 학교에 설치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지진으로부터 안전사회 실현

초윤장산(礎潤張傘) ,‘주춧돌이 젖어 있으면 우산을 펼쳐라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주춧돌이 젖어 드는 사소한 조짐을 사전에 알아차려 대비한다면 다가올 큰 화를 막을 수 있다는 의미다.

기상청은 이러한 초윤장산의 마음가짐으로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사회 실현을 위하여 전천후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불철주야 지진을 감시·분석하여 국민에게 신속하게 통보하고, 정보전달 사각지대의 최소화를 위해 전달수단을 다양화하는 등 지진파수꾼의 역할에 더욱 매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