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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9.12지진 5년,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나라 (2021.9)

작성일 10-21 조회수 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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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이 있을 것을 미리 짐작하고 이를 예방하는 것은 재앙을 만난 뒤에 은혜를 베푸는 것보다 훨씬 나은 것이다다산 정약용의 지혜가 담긴 말이다. 지진처럼 한 번 발생하면 큰 피해를 일으키면서도 사전에 예측이 안 되는 재난에 대해서도 이러한 지혜가 적용될 수 있을까? 20169.12지진이 발생한 지 5년이 지났다. 9.12지진은 우리나라에서 현대 지진관측이 시작된 이후 최대 규모인 5.8을 기록하였고, 지진으로 인한 흔들림은 진도 등급으로 최대 6을 기록하며 건축물과 문화재 등에 큰 피해를 주었다. 그 전까지 우리나라에서 지진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을 터라 9.12지진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고, 지역 경제에도 큰 피해를 입혔다. 이후에도 진원 주변으로 1년간 규모 2.0 이상의 여진이 150회 이상 계속되면서 우리나라도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나라가 아니다라는 인식 전환을 촉발했을 뿐 아니라 우리가 풀어 나아가야 할 과제를 남기기도 하였다. 정부에서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여러 성과를 내기도 하였다. 그러나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

 

첫째, 종합적 위험 관리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지난 10년 국내·외 크고 작은 지진 사례를 겪으며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지진 대응체계는 비약적으로 강화되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기술과 대비책이 마련되어 있어도, 실제 상황에서 이들을 연결해주는 위험 관리 체계가 잘 작동하지 못한다면 충분한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 따라서 실전과 같은 상황을 가정하고 국가적 위험 관리능력을 꾸준히 길러야 할 것이다.

 

둘째, 지진 조기경보체계를 더욱 고도화시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지진조기경보는 9.12 지진 발생 당시 최초관측 후 26초에 경보를 발표하였지만 현재는 최초관측 후 5~10초 내에 발표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진원에서 수 km의 매우 가까운 지역은 여전히 지진파가 지나간 후에 지진 경보를 받게 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융합기술, 인공지능기술 등을 활용한 새로운 방식의 지진 조기경보체계 구축과 지금보다 빠른 정보전달 기술의 개발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개인을 준비하는 것이다. 지진은 태풍 등 여타 자연 재난과 비교할 때 예측이 불가능하며 수 초에서 수 분 동안의 짧은 시간에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국가적 차원의 지진 조기경보와 내진설계 강화 등 지진 방재 대책 마련도 중요하지만, 지진이 발생한 순간에 개인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준비도 필요하다. 평소 지진 발생 시 행동요령 등을 철저히 익혀 예고 없이 찾아오는 지진 피해를 줄이는데 개개인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

 

우리가 과거를 되짚어보고 분석하는 것은 경험으로부터 교훈을 얻어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다. 9.12지진은 지진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무엇을 점검하고 준비해야 하는지 명확히 보여주었다. 문제는 실천이다. 정부와 국민이 하나 되어 철저히 대비할 때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은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