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을 분출하면서 형성되는 화산의 모양은 마그마의 성질에 따라 변한다. 용암이 분출하는 환경 조건(육지 혹은 바다 아래) 뿐만 아니라 마그마의 화학성분 및 가스함량이 특히 중요하다. 화산지형은 또한 마그마가 만들어지는 속도와 마그마를 지표로 올라오게 하는 배관 시스템에도 좌우된다.
1. 중앙 분출
중앙 분출은 용암 혹은 화쇄물을 중앙 분화구에서 배출하는 것을 말한다. 화도는 마그마 방으로부터 상승하는 파이프 같은 공급 통로의 구멍이다. 물질은 이 통로를 따라 올라와 지표로 분출된다. 중앙 분출은 가장 흔한 화산 지형인 콘 모양의 화산을 만든다.
1.1 순상화산
용암구는 중앙 화도로부터 나오는 연속적인 용암류에 의해 만들어진다. 용암이 현무암질이면 쉽게 흐르고 널리 퍼진다. 만약 용암류가 양이 많고 자주 있으면 2km 이상의 높이와 수십 킬로미터의 원둘레를 가지는 넓은 방패 모양의 화산이 만들어진다. 경사는 비교적 완만하다. 하와이 섬의 마우나로아는 순상화산의 고전적인 예이다. 이것은 해수면 위로 단지 4km 솟아 있지만 실제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구조이다. 해저에서부터 측정하면 마운로아는 10km 솟아 있어 에베레스트 산보다 높다. 이것은 직경 120km이며 로드아일랜드 면적의 세 배에 이른다. 이것은 약 100만 년 동안 두께 수 만 미터인 용암류 수천매가 쌓여 이 엄청난 크기로 자란 것이다. 하와이 섬은 실제로 바다로부터 솟아오른 여러 개의 순상 활화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1.2 화산돔
현무암질 용암과는 달리 규장질 용암은 점성이 커 겨우 흐를 따름이다. 이들은 흔히 둥글고 급경사면을 가진 암석 덩어리인 화산돔(volcanic dome)을 만든다. 돔은 치약같이 측면으로 거의 퍼지지 않고 화도로부터 짜나온 것처럼 보인다. 돔은 때때로 화도를 막아 가스를 잡아 둔다. 압력이 증가하여 폭발하면 돔은 조각으로 날아간다. 세인트헬렌스 화산은 1980년 분출할 때 그 같은 폭발을 일으켰다.
1.3 분석구 화산
화산의 화도가 화쇄물을 분출할 때 고체 조각은 모여서 분석구(cinder cones)를 만들 수 있다. 분석구의 프로파일은 암석 조각이 경사를 따라 내려가지 않고 안정된 최대각에 의해 결정된다. 정상 근처에 떨어진 큰 조각들은 고각의 안정된 경사면을 이룬다. 보다 작은 입자들은 분화구에서 멀리까지 운반되어 분석구의 아래쪽에서 완만한 경사를 이룬다. 정상부 화도를 가지고 위로 오목한 전형적인 화산구는 이와 같이 만들어진다.
1.4 성층화산
화산이 화쇄물과 용암을 분출할 때 교호하는 용암류와 화쇄층은 오목한 복합화산, 즉 성층화산(stratovolcano)을 만든다. 층상화산은 섭입대 위에서 흔하다. 유명한 예는 일본에 있는 후지야마, 이탈리아의 배수비우스 화산과 에트나 화산, 미국 워싱턴 주의 레이니어 화산 등이다. 세인트헬렌스 화산은 거의 완전한 층상화산 모양을 가졌으나, 1980년 분출 때 그 북쪽 사면이 파괴되었다.
1.5 화구
사발모양의 구덩이인 화구(crater)는 대부분의 화산에서 화도를 중심으로 볼 수 있다. 분출 동안 올라오는 용암은 화구 벽을 넘쳐 흐른다. 분출이 그치면 화구에 남아 있는 용암은 흔히 화도로 가라앉고 고화된다. 다음 분출이 일어나면 화쇄 폭발에서 화구의 물질이 날아갈 수 있다. 화구는 나중에 되떨어진 조각으로 부분적으로 채워진다. 화구의 벽이 가파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함몰되거나 침식될 수 있다. 이와 같이 화구는 화도의 수 배 직경까지 자랄 수 있으며 수백 미터 깊이를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시칠리의 에트나 화산의 화구는 현재 직경 300m이다.
1.6 칼데라(caldera)
많은 양의 마그마가 분출할 때 큰 마그마 방은 그 천장을 지탱할 수 없다. 그런 경우 위에 있는 화산 구조는 격변적으로 붕괴할 수 있으며 큰 가파른 벽을 가진 분지 모양의 칼데라(caldera)로 불리는 함몰지를 남긴다. 이는 화구보다 훨씬 크다. 칼데라는 그 크기가 수 킬로미터에서 직경 50km 이상의 것까지 인상적인 지형이다. 로드아일랜드보다 큰 면적을 가진 옐로스톤 화산은 미국에서 가장 큰 활동적인 칼데라이다.
수십만 년 후에 새로운 마그마가 붕괴된 마그마 방에 다시 들어가 압력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칼데라 바닥을 위로 밀쳐 돔 모양을 이루어 재활 칼데라를 만든다. 분출, 붕괴, 재활의 사이클은 지질시대를 통해 반복해서 일어날 수 있다. 지난 200만 년 동안 옐로스톤 칼데라는 격변적으로 세 차례 분출하였으며, 각각의 경우 1980년 세인트헬렌스 화산 분출 때보다 수백 배 내지 수천 배의 물질을 뿜어내어 현재 미국 서부의 대부분 지역에 퇴적시켰다. 또 다른 재활 칼데라는 뉴멕시코의 바예스 칼데라와 캘리포니아의 롱벨리 칼데라인데, 이들은 각각 약 120만 년 전과 76만 년 전에 분출하였다.
1.7 다이아트림
지표 아래 깊은 곳에서 뜨거운 물질이 폭발적으로 탈출할 때 화도와 그 아래 있는 공급 통로는 분출이 약해짐에 따라 흔히 화산 각력암으로 채워진다. 그 결과물의 구조가 다이아트림(diatream)이다. 뉴멕시코의 주변 평원 위 높이 솟아 있는 선암은 퇴적암의 침식으로 노출된 마그마 분출 통로였던 다이아트림이다. 대륙 간 비행기 여행자에게 선암은 붉은 사막에 거대한 검은 고층건물같이 보인다.
다이아트림을 만든 분출 기작은 지질기록으로부터 알게 되었다. 어떤 다이아트림에서 발견되는 광물과 암석의 종류는 100km 정도의 아주 깊은 곳, 즉 상부 맨틀 내에서만 만들어질 수 있다. 가스로 충진된 마그마가 이 깊이로부터 암석권에 균열을 만들며 위로 밀쳐 올라와 대기 속으로 폭발하며, 가스와 지각 깊은 곳 및 맨틀에서 온 고체 조각을 때때로 초음속의 속도로 뱉어낸다. 이런 분출은 아마도 땅에 거꾸로 뒤집혀 암석과 가스를 공기로 뿜어내는 거대한 로켓의 배기처럼 보일 것이다.
아마 가장 이색적인 다이아트림은 남아프리카 킴벌리 다이아몬드 광산의 이름을 딴 킴벌라이트 파이프일 것이다. 킴버라이트는 주로 감람석 광물을 가지고 있는 페리도타이트의 화산암 유형이다. 킴벌라이트 파이프 또한 다양한 맨틀 조각을 가진다. 이 중에는 마그마에 글려 들어간 다이아몬드도 있다. 탄소를 눌러 다이아몬드 광물을 만드는 데 필요한 아주 높은 압력은 150km 이상 깊이의 지구 내부에서만 도달할 수 있다. 다이아몬드 및 다른 맨틀 조각들을 자세히 연구함으로써 지질학자들은 마치 200km 이상을 뚫어 본 것처럼 맨틀의 내부구조를 재현할 수 있다. 이런 연구들은 상부 맨틀이 주로 페리도타이트로 이루어져 있다는 이론을 강력히 지지한다.
2. 열극 분출
가장 큰 분출은 중앙 화산이 아니라 지표에 있는 크고 거의 수직인 틈으로부터 나온다. 이 틈은 때때로 수십 킬로미터 길이에 달한다. 그런 열극 분출(fissure eruptions)은 새로운 해양지각이 생성되는 중앙해령을 따라 일어나는 화산활동의 주된 유형이다. 아이슬란드 해변에 있는 대서양 중앙해령의 한 부분에서 중간 크기의 열극 분출이 1783년에 일어났다. 그 결과 아이슬란드 주민의 ⅕이 기아로 죽었다. 32km 길이의 열극이 열려 약 12㎦의 현무암을 뱉어내었다. 그 양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중간 높이까지 맨해튼을 채울 수 있는 정도의 것이다. 1783년 재앙보다는 작은 규모이지만 아이슬란드에서 열극 분출은 계속된다.
2.1 범람 현무암
평평한 지역에서 열극으로부터 분출하는 아주 유동성이 좋은 현무암 용암은 용암의 홍수처럼 얇은 시트 모양으로 퍼질 수 있다. 연속적인 용암류는 흔히 쌓여 범람 현무암(flood basalts)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현무암질 용암 대지를 이룬다. 이는 분출이 중앙 화도에 제한되어 만들어지는 순상화산과 대조적이다. 약 1,600만 년 전 거대한 범람 현무암 분출로 콜롬비아 대지가 형성되면서 워싱턴 주, 오리건 주, 아이다호 주에 있었던 160,000㎢의 지형이 묻혔다. 각각의 용암류는 100m 이상의 두께를 가졌으며 어떤 것은 근원지에서 500km 이상 흐를 정도로 유동적이었다. 옛 표면을 덮은 용암 위에 새로운 계곡과 더불어 전혀 새로운 지형이 생겨났다. 범람 현무암으로 만들어진 대지는 모든 대륙에서 발견된다.
2.2 회류층
대륙 위 화쇄물의 열극 분출은 회류층(ash-flow deposits)으로 불리는 단단한 화산 응회암을 시트 모양으로 넓게 퇴적시켰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에 있는 숲이 연속적으로 그런 회류에 의해 묻혔다. 지구 위의 가장 큰 화쇄퇴적층의 일부는 4,500만 년 전에서 3,000만 년 전 사이인 신생대 중기, 현재 미국 서부 베이진 앤 레인지 지구에서 열극을 통하여 분출하였다. 화쇄 분출이 한창일 때 방출된 물질의 양은 놀랍게도 500,000㎦였다.
이는 네바다 주 전체를 약 2km의 암석으로 채우기에 충분한 것이다. 우리가 아는 한 인간은 이런 장관을 목격한 적이 없다.
(출처: 지구의 이해 제5판(시그마프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