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기상협력은 자연재해피해를 줄이고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높일 수 있어 남북한 모두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협력과제이다’.
북한의 황강댐 방류로 소중한 목숨이 희생된 가운데, 한반도에서 진행되고 있는 기후변화 문제의 공동대응과 해마다 반복되는 위험기상의 피해 예방 등 남북기상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되어 주목된다.
9월 9일 기상청과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전문건설회관에서 ‘남북기상협력의 사회경제적 효과에 관한 워크숍’을 열었다. ‘남북기상협력의 필요성’을 주제로 한 제1부 행사에서 기상청 북한기상전담팀 도민구 사무관은 ‘남북기상협력 현황과 과제’ 주제발표를 통해 “남북실무접촉 등 직접 당사자간의 대화를 통한 남북기상협력과 국제기구, 비정부기구와 같은 민간부문을 활용한 협력 등 남북간의 직·간접협력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명수정 박사는 ‘북한의 홍수 피해 특성과 남북협력 방안’ 주제발표에서 “향후 기후변화의 심화로 홍수 등 자연재해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북한의 자연재해 피해 예방과 저감, 한반도의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 북한지역의 기상관측소를 확대하고 기상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등 남북 기상협력이 적극 추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농업기반 현황과 남북 협력을 위한 정책적 시사점’을 발표한 한국농촌국제연구원 권태진 박사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차원의 농업협력 방안을 각각 제안했다. 정부 차원에서 단기적으로는 △식량지원 △비료지원 △병해충 방제와 가축 질병 확산 방지를 위한 검역, 방역 등을 제시했다.
중기적으로는 북한의 농업생산성 향상과 농촌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홍수피해 기반시설 복구, 수해방지 사업 △농촌 식수 및 농업용수 개발 △가축 분뇨의 비료화를 통한 한반도의 양분 물질 균형을, 장기적으로는 한반도 농업의 안정과 녹색성장을 목표로 △자연흐름식 용수개발사업 △황폐산지 복구와 조림 △농산물 유통 활성화를 위한 물적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농업협력방안으로 인도적 지원과 농업복구, 농촌개발사업의 조화 등이, 민간단체 차원에서는 농자재·농기계 지원, 임업협력, 농업기반 복구 지원, 산림황폐화 복구 지원, 부업축산을 위한 소액대출사업, 소규모 농축산물 가공사업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남북기상협력의 방안과 효과’를 주제로 한 제2부에서도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와 관심을 모았다. 국립기상연구소 김백조 정책연구과장은 ‘남북한의 위험기상 발생 특성과 대응방안’ 주제발표를 통해 “기상재해와 기후변화 등 남북한 기상 협력을 통해 기후변화의 대응력을 높이고 홍수, 태풍, 황사 등의 위험기상 피해를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기상관측 및 레이더 자료의 교류 활성화, 국지 수치예측시스템 지원, 한반도 주변 4자간(남, 북, 중, 일) 국제 위험기상 공동관측 실시, 한반도 그린에너지 협력체계 구축, 휴전선 접경지역 기후변화 공동감시센터 설립 등 기후정보허브 구축, 장기기후예측 및 서해안기후변화 공동대응, 맞춤형 농업기상 정보 서비스 체계 개발·교류 강화 등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남북기상협력 촉진을 위한 정책방안’을 발표한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춘근 박사는 남북 상황을 고려하여 3단계로 기상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단계로 국제회의 개최, 국제기구를 통한 간접지원방안 모색 등을 통해 대화창구를 유지하고, 2단계에서는 양자간 기상협력 회의, 실무교육, 북한 기상관련 장비 지원 등으로 상호 신뢰협력의 거점을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3단계는 황사 및 관측망의 공동 운영, 남북한 기상재해 공동대응센터 설립, 남북한 공동 기상서비스 도입 등의 과제를 추진해 상호이익을 위한 기상공동체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기상협력의 효과를 분석한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우성 박사는 남북기상협력의 사회·경제적 효과가 연간 최대 7274억 원(북한 2090억~4423억 원+남한 2185억~2851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기상협력은 남북한 모두 자연재해 피해를 상당부분 줄일 수 있는 유용한 정책수단이라고 강조했다.
패널토의에서 MBC 지윤태 기상부장은 “남북기상협력을 논의하는 자리에 정작 북한 대표가 참석할 수 없어 아쉽다”며 북한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역발상의 소재 개발을 주문했다. 서울대 박순웅 교수는 대북접촉 협의전략을 단계적으로 설명했고, 매일경제신문 온기운 논설위원은 “남북기상협력은 서로가 이득인데 마다 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번 워크숍을 통해 남북기상협력은 남북한 모두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협력과제임이 확인됐다. 기상청은 “남북기상협력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한반도에서 발생하는 기후변화와 재해경감에 남북이 협력하여 공동대응을 하는 날이 하루속히 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의 : 북한기상전담팀 도민구 2181-0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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