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정보를 다루는 예보관과 기상 캐스터는 미래 유망직업’.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2009 미래직업박람회’가 열렸다.
청소년에게 미래 직업관에 대한 정보공유의 장을 제공하기 위해 개최된 이번 박람회에 기상청은 관람객이 일기도를 그리고 풍향·풍속·풍기대를 직접 만들어 보는 기상체험교실을 열어 관람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또한, 희귀한 기상 사진과 기후변화를 설명하는 패널을 전시하고, 기상 관련 동영상을 상영하여 인기를 끌었다.
이번 박람회의 하이라이트는 ‘기상’과 관련한 직업을 소개하는 특별강연 행사였다. 행사 마지막 날인 10일 오후 김승배 기상청 통보관과 이문정 MBC 기상캐스터가 출연한 직업소개 강연은 다양한 직업 체험 프로그램 중에서도 특히 주목을 받았다.
이날 강연에서 김승배 통보관은 인류역사와 함께 이어져온 날씨에 대한 관심과 미국·일본의 기상산업 규모, 정보화 사회에서 예보관의 위치, 기상 공무원 채용 절차 등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이문정 기상 캐스터는 기상 캐스터의 하루 일과, 기상 캐스터가 되기 위해 준비한 과정, 항의전화를 받을 때의 곤혹스러움 등을 진솔하게 들려주었다. 다음은 김승배 통보관과 이문정 기상 캐스터의 강연 요지이다.
▲ 김승배 기상청 통보관 = 지구에 인간이 생존하면서부터 앞으로의 날씨에 대해 궁금해 했다.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공기의 특징을 분석하고, 그 공기의 특징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 앞으로의 날씨를 예측하는 직업이 예보관이다. 당연히 예보관이라는 직업을 갖기 위해서는 과학에 재미를 느끼고, 더 흥미를 갖고 있는 게 바람직하다.
기상청에는 앞으로의 날씨변화를 예측하는 예보관 직업이 있지만, 전국적으로 몇 자리가 안 된다. 예보관은 희소가치가 있는 미래의 유망직업이다. 많은 사람들이 현대사회에서 정보를 다루는 직업을 유망직업으로 평가한다. 그 중 하나가 날씨를 예측하는 예보관이라는 직업이다.
예보관들은 국민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기상정보를 무한정 제공해 주는 직업이다. 현재 과학 수준에서는 지구를 둘러싼 공기를 인간이 100%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과학적인 수단을 통해 예보를 해도 10% 정도 오류가 있다. 20~30년 뒤에 과학수준이 더 높아지고, 자연에 대한 과학적인 이해가 높아지면 예보관의 예보 수준은 한층 높아질 것이다.
10~20년 뒤에는 날씨를 산업에 응용하는 기상산업이 미국과 일본처럼 성장할 것이며, 예보관의 가치와 인기는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다. 아마추어만 있던 시기와 프로가 있는 지금의 야구선수 가치가 크게 차이 나듯이 20~30년 뒤 예보관의 가치는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다.
예보관을 포함하여 기상청에 근무하는 직원은 국가 공무원으로 국가공무원법 절차에 따라 채용한다. 특별채용과 공개채용 두 가지가 있다. 기상학을 전공하여 석사 또는 박사학위를 소지한 사람을 대상으로 기상 연구관 또는 기상 사무관으로 채용하는 것이 특별채용이다. 지난해부터 행정고등고시에 기상직이 신설되어, 5급 사무관급 인재를 채용하고 있는데, 이것도 일종의 특별채용이다. 공개채용은 7급 또는 9급을 학력이나 전공과 관계없이 선발하는 것인데, 매년 채용하는 것은 아니고 수요가 생길 경우 모집한다.
▲ 이문정 MBC 기상캐스터 = 아침에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출연을 하는데 새벽 3시반 쯤에 일어나다. 네 시 쯤에 출근하면 밤사이에 어떤 기상 상황이 있었는지 확인한다.
기상캐스터는 기상전문가는 아니지만, 전문적인 자료를 국민적인 시각에서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기상청 통보관에게 전화하여 물어본다. 지도를 그리고 색칠을 하여 건네주면 그래픽실에서 방송에 나갈 디자인 작업을 한다. 방송에서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계속 확인을 한다. 말할 내용을 머리 속으로 정리한 뒤 방송을 하게 된다.
매일 일과가 거의 같은 기상 캐스터는 판단력과 순발력을 요하는 직업이다. 빨리 판단하고 방송을 어떻게 할지 결정해야 한다. 하루에 대여섯 번 출연하지만 똑같은 말을 반복할 수는 없다. 계속 기상을 확인하고 새로운 상황이 생기면 말하는 순서를 바꾸기도 한다. MBC의 경우에는 기상 캐스터가 방송기자 역할도 한다. 지진이나 재해가 났을 때는 흘림자막도 쓰고, 모든 날씨에 관한 책임을 기상 캐스터가 지고 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 ‘기상을 전공해야 하는가’라는 것인데, 예전에는 기상 전문지식을 요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생활과 접목한 기상을 많이 요구하고, 그게 21세기 기상캐스터의 역할인 것 같다. 기상 지식을 공부하고 있지만, 나의 경우는 채용 때 기상 전공자만을 원하지는 않았다. 다른 전공을 한 사람이 기상을 하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기상 공부는 기상 캐스터가 되고 나서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책을 많이 읽고, 방송에 관심 있는 사람은 방송 모니터링을 많이 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기상 캐스터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항의전화를 받을 때다. 방송국의 기상센터에 그렇게 항의전화를 많이 하는 줄 몰랐다. 항의하는 분들의 심정이 이해되지만, 항의전화를 많이 받았을 때는 ‘내가 이런 욕 들으려고 이런 직업을 했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매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하는 생활패턴도 굉장히 힘들다. 하지만 방송을 듣는 분들이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하도록 한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고, 보람을 느낀다.
대학생 때 홍보활동을 하며 언론인을 만나고 강의를 들을 기회가 생기면서 방송이 매력적인 직업으로 다가왔다. 처음에는 기상 캐스터만 생각한 게 아니고 아나운서 등 포괄적으로 방송을 준비했다. 그룹 스터디를 하고. 매일 연습을 굉장히 많이 했다. 방송 모니터링을 하며, 아나운서나 말을 잘 하는 사람들이 방송을 어떻게 진행하는지 유심히 보며 발성 연습을 하고, 신문과 책을 많이 읽으면서 자신감을 채워 나갔다.
방송사에 들어와서 보니까 기상 캐스터는 PD, 기자, 아나운서 역할을 다 하고 있었다. 현재로서는 기상 캐스터 외길을 선택할 생각이지만, 캐스터 일을 열심히 하면서 먼 훗날에는 원래 꿈꾸었던 통역사도 해보고 싶고, 아이디어를 내어 새로운 형식의 방송도 개발하는, 다방면에서 두루 능력을 갖춘 기상 캐스터가 되는 게 꿈이다.
문의 : 대변인실 임장호 2181-0356
없음.